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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1일 아침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잠정적인 생산 및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배터리로 규정하고 신속하게 신제품으로 교환이 이뤄진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최초 발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다 훨씬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 현지 시간 2016년 8월 2일 갤럭시노트7을 발표했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홍채인식, 향상된 펜의 필기감 등으로 발표 후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8월 6일부터 시작된 국내 예약판매를 통해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두 배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예약 판매 개시 5일 만에 30만 대를 돌파했고, 정식 출시일 전까지 총 예약 판매량은 40만 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8월23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갤럭시노트7의 뜨거운 시장 반응은 2013년 3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추세 반등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즈음 갤럭시노트7의 발화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발화 건수가 많아지고 발생 지역도 갤럭시노트7 출시 전 국가로 확대되었다.

이때부터 삼성전자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즉각적인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근무한 적이 있는 필자는 당시 내부 상황이 눈에 그려졌다. 마케팅/개발/신뢰성 검증/구매 등 전 조직을 망라하는 긴급회의가 소집되었을 것이다. 원인 파악을 위한 TF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관련 임원들은 새벽부터 밤 늦게 까지 자리를 지켜야 했을 것이고, 원인파악에 나선 실무진은 밤을 세웠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신속하게 삼성전자는 조사 결과 및 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시간 9월2일, 원인 조사 개시 10여일 만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발화임을 발표하고 판매된 제품 전량에 대한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원인은 배터리 분리막의 제조상 문제로 규정되었고, 삼성SDI의 배터리 문제로 한정되었다. 원인이 밝혀졌으므로 조치 계획도 명확했다. 기존에 판매된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삼성전자다운 과감한 조치였다.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진짜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의아할 만큼 원인 규명과 조치가 빨랐다.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면 조치는 당연히 신속하게 내려져야 한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발화는 그렇게 쉽게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 이미 불타버린 시료를 가지고 원인을 규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원인이 단 한 가지가 아닐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했다. 빠른 교환과 판매 재개 보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먼저였다. 삼성전자는 리콜 후 발화 재발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다. 갤럭시노트7의 초기 반응에 삼성전자는 흥분했을 것이고 고무되었을 것이다. 그러다 브레이크가 걸린다. 실적 상승의 호기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해결하라는 지시가 원인 조사 TF에 떨어졌을 것이고, 그들은 밤새도록 실험과 보고서 작성을 반복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불타버린 시료에서 원인을 찾은 것일까? 아니면 백만대 중 24대라는 불량 배터리를 찾아내어 문제를 재현 한 것일까?

그리고 결국 우려했던 교환 받은 신제품의 발화가 발생했다. 미국 현지 시간 10월5일 사우스웨스트 항공기가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해 이륙을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추가적인 리콜 제품 발화가 발생하면서 삼성전자는 판매 및 생산 중단을 결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제 삼성전자의 실적 및 이미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무선사업부의 수장이 발표한 내용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삼성전자는 이제부터 진짜 싸움을 해 나가야 한다. 첫째,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정확한 원인 규명은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첫 단추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면 휴대폰 사업 전체의 실적 하락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둘째, 갤럭시노트7 사건으로 인한 신뢰성 하락이 삼성전자 휴대폰 전체로 확산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여타 모델에 대한 의혹 제기나 블랙 컨슈머의 자작극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하고 충분한 데이터를 통해 삼성전자 휴대폰에 대한 신뢰성을 증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셋째, 내부 조직 점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큰 사건은 그냥 발생하지 않는다. 조직 내의 작은 문제점들이 쌓이고 증폭되어 나타나는 결과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임직원들은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Profit Sharing)가 도입된 이래, 삼성전자 내에서는 유일하게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받아왔다. 지속적인 성장에 따른 피로와 자신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자만이 있을 수 있다. 넷째, 갤럭시노트7은 단종이 불가피해 보인다. 두번의 발화 문제를 일으킨 제품을 다시 판매하기는 쉽지 않다. 갤럭시노트7S등의 모델명 변경을 통한 재 출시를 노려볼 수 있으나, 깨끗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차기 제품을 준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제 벌써 10월이다. 추가적인 원인 조사와 제품 수정을 거쳐 생산 및 판매 재개를 하려면 빨라도 연말이나 2017년 초가 될 것이다. 갤럭시 S8이 2018년 2월 MWC 발표 및 3월말 ~ 4월 판매 일정으로 진행된다면 갤럭시노트7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넷째, 소비자 뿐만 아니라, 유통망, 협력 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힘은 그 자체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각국의 유통 파트너들과 협력사들이 있다. 갤럭시노트7 정도의 제품이 판매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단종 된다면, 그 피해는 삼성전자로 국한되지 않는다. 소비자의 마음을 잃는 것보다 비즈니스 파트너의 신뢰를 잃는 것이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필자가 근무했던 회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갤럭시노트7을 만들기 위해 수 많은 직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을 지 알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7은 삼성의 플래그쉽 제품이다. 그만큼 많은 인력과 협력 회사가 개발에 참여한다. 그 제품의 성공을 위해 1년을 보낸다. 그런 많은 노력들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그것이 안타깝다.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으로 인한 협력 회사의 피해 또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7의 부품 공급으로 1년 매출의 대부분을 달성하려는 회사도 많았을 것이다. 우리는 문제로부터 배우는 데 익숙하지 않다.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도 대한민국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사태를 통해 더 좋은 회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삼성전자에 우리 나라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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